안세영 또 80경기 강행군…커지는 혹사론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쉼 없는 일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만 이미 50경기를 치른 가운데 앞으로 아시안게임과 월드투어, 월드투어 파이널스까지 예정돼 있어 한 해 동안 80경기 이상을 소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남아 매체 '와티 배드민턴'은 지난 9일 안세영의 2026년 일정을 소개하며 그의 경기 수에 주목했다. 매체는 안세영이 올해 80경기 이상 출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부상이 없었다면 90경기를 넘어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안세영은 지난 6일 막을 내린 중국 마스터즈까지 올해 50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더욱 놀랍다. 49승 1패로 승률이 무려 98%에 달한다. 세계 정상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경기를 연이어 소화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배드민턴 대회는 조별리그 없이 모든 경기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상위권 선수일수록 일정이 자연스럽게 길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의무 출전 규정도 있다. 단식 세계랭킹 1~15위 선수들은 슈퍼 1000 4개 대회와 슈퍼 750 6개 대회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또 슈퍼 500 대회 9개 가운데 최소 2개에도 출전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대회를 빠질 경우 벌금까지 부과될 수 있다.
안세영은 월드투어 외의 주요 국제대회도 빠짐없이 소화하고 있다. 올해 2월 아시아단체선수권을 시작으로 4월 아시아개인선수권, 5월 세계여자단체선수권, 8월 세계선수권까지 치렀다. 국제대회 일정 자체가 빽빽한 상황에서 월드투어까지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여기에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일정까지 추가됐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안세영은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소화할 예정이다.
단체전에서는 최대 3경기, 개인전에서는 최대 5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에 최대 8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10위가 모두 아시아 선수라는 점도 부담이다. 단체전과 개인전 초반에는 비교적 수월한 상대를 만날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세계선수권에 버금가는 수준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도 충분한 휴식은 어렵다. 약 일주일을 쉰 뒤 다시 BWF 월드투어 일정에 들어간다. 10월에는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 등 슈퍼 750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11월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코리아 오픈에도 출전한다.
슈퍼 500 대회 역시 피할 수 없다. 세계랭킹 1~15위 선수들은 한 해 동안 열리는 슈퍼 500 대회 9개 중 최소 2개에 참가해야 한다. 아직 올해 슈퍼 500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안세영은 코리아 오픈 외에 개인 자격으로 한 차례 더 대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2월에는 시즌 마지막 일정인 월드투어 파이널스가 예정돼 있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세계 최강자 8명이 참가한다. 선수들은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른 뒤 준결승과 결승까지 최대 5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이미 덴마크 오픈 출전 명단에도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곧바로 다시 국제대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더욱 걱정스러운 부분은 안세영이 이미 올해 부상으로 한 차례 일정을 조정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일본 오픈 슈퍼 750 1회전을 치른 뒤 발 부상으로 기권했고, 이후 중국 오픈 슈퍼 1000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국내에 머물며 치료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올해 경기 수는 이미 50경기에 이른다. 와티 배드민턴은 안세영이 올해 최대 83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부상이 없었다면 2023년 기록했던 88경기를 넘어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드민턴계에서도 이 같은 일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일반적인 프로 선수들은 시즌 사이 1~2개월가량 실전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거나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반면 안세영은 사실상 1월부터 12월까지 국제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대회에 출전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빽빽한 일정은 선수의 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한 차례 발 부상으로 대회를 쉬었던 안세영에게 남은 시즌은 경기력뿐 아니라 체력과 부상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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